[HRD 칼럼] 현명한 선택을 유도하는 힘 마인드 리딩의 기술, 넛지(Nudge)



 

넛지(Nudge)는 원래 ‘(특히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라는 뜻의 영단어로 미국 시카고대의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Richard H. Thaler)와 법률가 캐스 선스타인(Cass R. Sunstein)이 공저한 《넛지(Nudge)》란 책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강압하지 않고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

세일러와 선스타인은 책에서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란 의미로 이 단어를 사용했다. 금지와 명령이 아닌 팔꿈치로 옆구리를 툭 치는 듯한 부드러운 권유로 타인의 바른 선택을 돕는 것이 넛지인 것이다. 넛지는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지만 유연하고 비강제적으로 접근하여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자유주의적 개입주의’(libertarian paternalism)에 바탕하고 있다.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나 경제적 인센티브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사람들은 선택 설계자가 행한 넛지에 따라 결정한다.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도록 ‘정황이나 맥락’을 만드는 사람을 ‘선택 설계자(choice architect)'라고 부른다. 선택 설계자가 넛지를 행한 한 가지 예시로 공중화장실 남성용 변기에 파리 스티커를 붙인 것이 유명한 사례다. 리처드 교수가 넛지 이론을 처음 소개한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정부 정책의 효과를 높이고,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힘써왔다. 반면에 개인의 업무와 비즈니스에서는 그동안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왜 사람들은 넛지를 자신의 일에는 적용하지 않을까?

영국 최고의 행동과학자이자 오길비의 전략 이사로 근무하던 제즈 그룸은 이 물음에 답을 찾고자, 오길비에 비즈니스 넛지를 유일한 목적으로 삼는 행동과학 연구소 ‘오길비 체인지’를 세웠다. 이후 그는 영국과 프랑스, 태국, 멕시코,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전 세계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작은 변화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폭발적 성과를 이루는 넛지의 효과를 성공적으로 증명해 보였다.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경찰보다 힘에 센 것은? 아기 얼굴 그리기 프로젝트

넛지 프로젝트는 가장 먼저 런던에서 시작됐다. 런던 길거리 폭동이 끊이지 않자 해결책을 고민하던 그들은 이를 공권력으로 제압하기보다 인간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방안을 떠올렸다. 거리에 더 많은 경찰을 배치하는 대신 아기들의 귀여운 얼굴을 보여주는 것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지역에 사는 아기 얼굴을 모으고 가게 셔터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이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기 얼굴 그리기 캠페인이 탄생했고, 놀랍게도 이는 반사회적 범죄를 65퍼센트가량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 캠페인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칸 국제광고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으며 그 성과를 증명했다.

 

손을 씻게 만드는 낙서? 넛지 스탬프를 찍다

칠레 돼지 도살장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는 근무자들이 일을 하고 손을 제대로 씻지 않는 것이었다. 위생 관리에 대해 논의하던 중 한 가지 넛지가 떠올랐다. 휴식 시간마다 근무자들의 손에 보기에 불쾌감을 주는 세균 모양의 스탬프를 찍는 것이다. 그러자 근무자들은 손을 제때 씻을 뿐만 아니라 충분히 오랜 시간 씻기 시작했다. 이러한 행동 변화는 세균 스탬프가 철수 된 이후에도 계속 유지되었다.

 

선택 설계자로서 넛지를 활용하기 위한 전제조건, ‘통찰과 분석’

당신이 하는 일이 무엇이고,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든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수한 선택을 강요받지만 반대로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비약이 심할지는 모르겠지만 좋든 싫든 세상에 태어난 이상 선택 설계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택 설계자가 되기 위한 특별한 기술이나 스킬이 있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심’이다. 왜 사람들이 이렇게 행동할까에 대한 물음에서부터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상대방의 생각을 유도하기 위해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있다면 마인드 리딩(Mind Leading)을 위한 약간의 트릭을 개발하는 것이다.

 

마인드 리딩을 전문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는 이러한 사람들을 멘탈리스트라고 부른다. 멘탈리스트는 날카로운 정신적 추측이나 제안을 하는 사람, 심리주의자, 독심술가, 혹은 사고와 행동의 조종에 통달한 사람을 말한다. 주로 멘탈 매직을 선보이는 마술사들이 이에 해당하며, 멘탈 매직이란 심리적 효과를 이용하거나, 심리적 효과를 이용한 것처럼 연출하는 마술을 의미한다.

 

멘탈 매직을 연출할 때 가장 먼저 중점을 두는 것이 있다면 바로 예측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일종의 트릭으로 상대방이 답할 수 있는 또는 선택할 수 있는 것을 하나로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암시를 줌으로써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것이 마술사나 전문가들만 해당한다고 생각하는가? 특별한 상황에서만 이러한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러한 암시들과 트릭에 노출되어 있다. TV를 틀면 나오는 광고가 그것이며, 지하철 계단에 표시된 우측통행 표시도 우리의 마인드를 리딩하기 위한 암시의 하나이다.

 

넛지를 적용한 사례에서 보여주는 성공적인 변화는 엄청난 비용이나 자원을 앞세우지 않는다. 아주 작은 아이디어, 간단한 역발상, 단순한 움직임으로 눈에 띄는 매출의 증가와 괄목할 만한 변화를 이룬다. 물론 이러한 성공에는 현명한 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어디를 쿡 찔러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꿰뚫은 통찰력과 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전제되어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넛지를 내 일상, 내 업무에 지혜롭게 적용하여,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를 꾀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인키움 e-러닝사업부 장상현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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